단순히 소년들의 모험담 또는 표류기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 책을 수식하는 각종 타이틀로 봐서는 그게 다가 아닌가 보다. 게다가 이 책의 해설 부분에서 '정치적 우의소설'이라는 이 작품의 정의를 맞닥뜨리면 '아, 난 참 액면가로만 읽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이 모든 세상만사가 어렵고 복잡해보여도 일이 굴러가는 원리는 단순하댔다. '이 일로 누가 이익을 보느냐,' 즉, 부와 권력을 놓고 따져보면 엉킨 실타래도 살살살 풀어볼 수 있다는 것.
이 정치적 메카니즘은 이 아이들의 섬에서도 - 누가 권력자, 탈권자, 후계자, 순교자, 실세니 일일이 다 매칭해보지 않아도 - 그대로 보인다.
나이에 상관없이, 소속에 상관없이 어딜 가나 인간이 사는 곳에 정치적이지 않은 게 없지. 그래서 이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가 꼭 우리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곱씹어볼 만 한 거리가 되나보다.
* 마지막 부분에 장교가 "영국의 소년들이라면... 너희들은 모두 영국 사람이지? 그보다는 더 좋은 광경을 보여줄 수가 있었을텐데, 내 말은...."이라고 말한 부분... 좀 웃겼다. 영국인부심? 뭔가 촌스러운 강요랄까.
'🤿 책냠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농장 - 조지오웰 (0) | 2022.02.27 |
---|---|
말 - 장폴 사르트르 (0) | 2022.02.19 |
고리오 영감 - 오노레 그 발자크 (0) | 2022.01.16 |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0) | 2022.01.03 |
싯다르타 - 헤르만헤세 (0) | 202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