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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냠냠

나의 미카엘 - 아모스 오즈

"나 이제 미카엘 읽을 거야"라고 말하면 남편은 "이제 자겠네?"라고 대답했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수면제로 삼고 지냈던 책... 

어제 겨우겨우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덮었다. 후. 

 

미카엘과 한나가 처음 만나고 간질간질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초반부의 흥미진진함은 결혼 이후 이야기에서는 온데간데 사라진다.  정말이지 연애의 짜릿함과 대비되는 결혼 이후 현타를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결혼 이후의 이야기는 책장이 안 넘어감 ㅋㅋ 근데 그 결혼이 책의 1/5 지점에서 이뤄졌단 것... 이 이후로 진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수면 테스트 들어감.  

한나의 불안한 심정과 그들 부부의 지루한 대화... 단조로운 일상과 어두침침한 풍경 묘사.... 후반부로 갈 수록 더욱더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는 시무룩한 일상, 따라잡기 힘든 공상.... 내가 책을 못 읽는 건가? 아, 내가 집중을 못하나?
아니야. 이건 지루하고 갑갑함을 느끼는 주인공의 심리를 나타내기 위한 작가의 문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 나이스샷.  ㅠㅠ

실제로 작품해설에서 '작가는 그녀의 주변을 덮고 있는 그늘과 설득력 없는 일상성을 통하여 낯설고 어색한 여주인공의 심리학을 확립한다. 그녀의 삶의 접근 방식은 진부하다. 지루한 환상의 반복, 자학과 자기 연민으로 상처 입은 그녀는 늘 비판적인 트집을 잡는 까탈스러운 여인이며.....(중략).... 남편의 이미지는... 매사에 시달림을 당하는 현대적 삶을 예리하게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쩐지 독서 내내, 어둡고 재미없고 집중하기 힘들었던 게 이 이유 때문이었나, 그럼 난 제대로 책을 느낀 게 맞구나 싶다. 나중에.... 언젠가... 다시 이 책을 느껴보고 싶을 때, 그때 다시 미카엘 님을 뵙겠습니다. 이번엔 이렇게만 첫인상을 받은 걸로. 

 

미카엘과 한나가 살았던 예수살렘 메코르 바룩(mekor baruch) 동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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