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석 달 전이네. 한강 대학생 실종 사건에 한껏 푹 빠져있는 모 씨와의 전화에서 내가 '난 그렇게 생각안하는데'라고 한 마디 했다가 갑분싸 돼서 전화를 끊은 적이 있었지. 근데 너무 웃긴 게 그 이후로 서로 전화를 안해서 지금까지 왔다. 그래도 한 때는 시시콜콜 쫑알쫑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타운하우스에 같이 살자던 오붓한 사이였는데. 관점의 차이란 것이 이렇게 단번에 사이를 멀어지게 할 줄이야.
나란 사람은 왜 이렇게 인간관계라고 딱히 할 만한 것도 없고, 나 또한 멀어지는 사람들에게 노력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모르겠다. 그냥 내 맘이 편하니까. 그냥 굳이 나만 애써서 될 일도 아니고, 그래봤자 나만 애쓰는 관계가 될 테니까. 마침 지난 달에 수강생 한 분이 이런 얘길 해주셨는데, 답이 된 것 같다.
"모든 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모든 것은 끝이 있는 것이고,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 그 많던 중고등학교 친구들. 함께 하루종일 학교에서 생활했던 사이지만 이제는 그들을 친구라고 할 수는 있을까? 멀어지는 것, 끝이 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 굳이 누구의 잘못을 가려가며 관계의 소멸을 탓할 필요가 없다. 그냥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라고 생각하면 된다. 크. 이제 보니, 이 노래 가사가 예술이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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