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이런 생각해

내가 나를 쓰담쓰담. 칭찬해

점장씬스2024 2021. 3. 16. 23:29

내가 작년 8월에 영어회화 스터디를 하나 모아서 시작했는데 그게 오늘 끝났다. 세 명 중에 공교롭게도 나 빼고 두 명이 임신을 하셨고, 한 분은 다음 달 초에 출산 예정인지라 스터디가 계속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아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간 7개월 정도 매주 회화 연습과 원서 읽기를 해왔다. 매주 영어 회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하고 싶은 말을 왜 실컷 못 하는지, 미리 예상 답변을 외워서도 해보고, 아예 하나도 준비하지 않고 즉흥적으로도 말해보고 이래저래 스스로를 테스트해봤다. 이 모든 건 결국 내 사고력과 논리력이 딸려서 영어가 안 되는 건지, 아님 문법 체계가 부실해서 못 하는지 여러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해었다.


어떤 날은 스터디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와의 약속 - 절대 중도 포기하지 말자, 못해서 나가지 말자, 내가 먼저 그만두자고 말하지 말자 - 를 지키려고 계속 마음을 잡았다. 그래서 딱 한 번 허리 삐끗해서 침 맞고 계속 누워있어야 했던 그 하루 빼고는 내가 먼저 절대 스터디를 미루는 날은 없었다. 아우 기특해. 쓰담쓰담.
귀찮다는 이유로 궁색한 핑곗거리를 찾는 내 모습은 용납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번 스터디는 묵묵히 내 자신을 믿고, 못난 내 구석을 보면서도 끝까지 견뎌내는 나를 연습해볼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어 실력은 이번 스터디를 통해 많이 향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덕분에 매주 긴장감을 갖고 내 입 밖으로 영어를 꺼내는 연습을 했으니 결코 해(害)가 된 건 아니겠지. 

이제 스터디에 쏟았던 매주 3시간의 시간은, 이제 다른 방식으로 내 영어공부에 투자해야겠다. 매주 3시간의 회화연습. 또 새로운 시작에 설레네. 그동안 꾸준하게 변명 없이 스터디 참여한 나를 칭찬해. 잘했어. 역시 난 믿을만해.